
하나님 이름의 역사 1 : 엘과 여호와
【갈릴리 예수산책】 예수와 아버지 - 3
하나님 이름의 역사 1 : 엘과 여호와
그렇다면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이름을 어떻게 불렀을까? 크게 세 가지 이름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는 엘이요, 둘째는 여호와요, 셋째는 아도나이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하나님의 이름 엘의 역사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창세기의 족장들(아브라함, 이삭, 야곱)이 체험한 하나님의 이름은 ‘엘’이다. 넓은 의미의 신 개념이다. 신약에서 ‘데오스’와 같은 말이다. 이를 우리나라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라 부르고,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신앙인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부르는 보편적인 신의 이름이다.
엘은 당시 셈족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흔히 불렀던 신의 이름이다. 가나안 종교에서 만신전의 가장 높은 신의 이름이 ‘엘’인데 황소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엘은 이방의 최고신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이름으로도 널리 불려졌다. 구약성서에만 230회 정도 나온다.
여기에다 형용사를 붙이면 이스라엘이 체험한 하나님의 이름이 된다. 엘로힘은 창조주 하나님, 엘로이는 살피시는 하나님, 엘샤다이는 전능하신 하나님, 엘올람은 영원하신 하나님, 엘칸나는 사랑하시는 하나님, 엘엘리온은 가장 높으신 하나님, 임마누엘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다. 이스라엘이라는 말도 물론 야곱이 얍복강에서 하나님께 받은 이름이지만, ‘하나님과 싸워서 이긴 사람’이란 뜻이다.
천사 ‘라파엘’은 하나님의 치유란 뜻이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란 뜻이다. 그만큼 히브리어 중에 엘이 들어간 단어가 많다는 것은 하나님 신앙의 문화가 깊음을 의미한다. 엘리야는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다“란 뜻이다. 그의 제자 엘리사는 ”하나님은 구원하신다“이다. 사무엘은 ‘하나님의 이름’ 혹은 ”그의 이름은 하나님이시다“란 뜻이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과 연결된 삶을 살고자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 중에 가장 많은 이름은 엘로힘이다. 2,600회 정도 나온다. 그만큼 구약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에게 창조주로 가장 많이 경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은 하나님의 이름 여호와의 역사다. 엘로힘과 함께 구약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많이 불려진 이름은 단연 ‘여호와(YHWH)’다. 구약에서만 대략 6,823회 정도 나온다. 이 이름은 창세기 2장 4절부터 등장하지만, 그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는 곳은 호렙산 떨기나무 앞에 있는 80세 모세의 소명 장면에서다. 애굽으로 가서 고통받는 동포를 인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항변하던 모세가 던진 질문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출 3:13).” 이때 모세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주신 하나님의 자기 이름이 여호와 혹은 야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