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예수님의 생각

갈릴리 예수산책 – 예수와 재물편 3

 

돈에 대한 예수님의 생각

 

예수님은 실제로 돈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했을까? 돈은 없으셨어도, 돈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이 하셨다. 일만 달란트 빚진 사람과 1데나리온 비유에도 돈 이야기로 푸셨고, 포도원 품꾼들 비유에서 품꾼들과 주인이 싸우는 이야기도 돈 문제였다. 심지어 달란트 비유는 금융 사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업 이야기가 섞이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하신다. 여기서 예수님은 돈에 대한 기본 태도를 보여주신다. 불의하다고들 여기는 재물에도 충성할 줄 모르면서 어떻게 다른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예수님은 돈의 세계를 인정하셨다.

 

돈에 대해 실제적인 언급을 하신 것도 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돌을 가지고  떡을 만들어 보라고 했을 때, 예수님은 인간이란 무엇으로 사는 존재인가로 답을 하셨다. 인간이란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존재다. 사람은 두 가지로 산다. 물질과 영이다. 더 줄여 말하면, 돈과 성령으로 산다. 사람에게는 돈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은 물질을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물질이 필요하다. 아니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돈은 우리에게 충만한 기쁨과 지극한 행복을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숭배한다.

 

예수님은 바로 여기서 선을 긋는다. 물질은 필요하고 행복을 주지만 숭배할 대상은 아니다. 물질이 필요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다. 물질만으로 살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며, 물질 너머 하나님의 세계가 있다. 이 두 세계가 인간에게는 동시에 작용한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말은 인간이란 결국 물질의 세계와 영적인 세계가 한 몸에 묶여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돈과 마음은 함께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은 물질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돈을 숭배하지는 않는다. 돈 숭배에 대해 하신 예수님의 가장 강력한 말씀은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이것은 돈의 세계를 인정하셨던 기조와 전혀 다른 말씀이다. 인간에게 돈과 하나님은 공존할 수 없다. 특히 돈을 숭배와 집착의 대상으로 삼는 한 우리에게 하나님 신앙은 불가능하다. 돈을 필요와 도구의 가치로 끌어내리지 않는 한 우리의 신앙은 거짓이다. 돈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집착과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갈파하신 후, 예수님이 내놓은 가장 극단적인 처방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돈 걱정에 시달리는 존재라는 것도 간파하셨다. 씨 뿌리는 비유에서 4가지 밭 중에 세 번째 밭, 가시밭에 있는 가시가 바로 돈에 대한 염려라고 말씀하신다. 돈의 염려가 바로 말씀의 열매를 좀 먹는다. 우리의 신앙을 온전하게 자라지 못하도록 찔러서 주눅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돈 걱정’이다. 누가복음 15장을 보면, 잃어버린 동전을 두고 여주인이 밤새도록 뒤져 잃은 돈을 찾는다. 사람은 자신의 잃어버린 돈을 찾기 위해 모든 걸 제쳐 놓고 집중할 정도로 엄청난 집착을 가진 존재다. 하나님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다. 인간의 돈에 대한 집착이 그토록 강하듯이 하나님의 사람에 대한 애착 또한 그토록 강함을 말씀하신 것인데, 너무나 설득력 있는 비유다.

 

예수님은 돈에 대해 자유할 것을 설파하셨고 그렇게 사셨다. 돈을 숭배하거나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이란 자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매순간 해야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하실 때,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고 가방에 금이나 은, 동을 가지지 말고, 옷이나 신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촉구하셨다. 돈이란 그때그때 하늘이 주는 것이다. 하늘이 주는 것이란 선물이다. 거저 받은 존재란 자기 소유권이 없는 존재다. 필요할 때 하늘이 주는 대로 받고 살라는 말씀이다. 돈은 자기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누군가에게 다시 줄 수 있다. 돈은 돈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