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생애 첫 출발 : 제자들을 부르시다
갈릴리 예수 산책 – 제자편 1
우리는 지금까지 예수님이 어떤 배경에서 태어나셨는가를 살펴보았다.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종교적 배경을 보았다. 그리고 4복음서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가가 제일 먼저 AD 70년경에 쓰여졌고, 마태는 AD 80년경 유대인들을 위해 쓰여졌고, 누가복음은 AD 90년경 헬라의 이방인들은 위한 복음서이며, 요한복음은 AD 100년경 가장 마지막에 쓰여졌다고 했다. 마태와 마가와 누가는 같은 관점으로 예수님을 보았다고 해서 공관복음(共觀福音)이라 한다. 요한은 예수님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다고 해서 독수리복음서라고도 한다.
예수님의 인생을 두 시기로 구분하라고 하면 사생애(private life)와 공생애(public life)이다. 30세까지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개인 생활, 30세부터 33세까지 3년 동안은 이스라엘 사회와 역사에 자신을 노출시킨 공적인 생활이다. 태어나면서부터 30세까지 예수님은 요셉이라는 목수의 아들이자, 형제들 중에 장남으로 자라면서 목수의 경험을 했고, 예루살렘에 유월절 축제에 갔다가 실종될 뻔한 일도 있었다. 분명한 사실은 예수님의 어린 시절 기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공생애에 대한 기록이다.
대부분의 복음서가 관심 있게 보고자 한 것은 공생애였다. 예수님이 수난 당하는 메시아이고 그리스도라는 것을 빨리 알리고 싶어 했던 마가복음과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요 영원한 말씀으로 본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그나마 마태와 누가만이 탄생과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약간 담았을 뿐이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직전 혜성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세례요한이다. 그는 “이 분이 바로 그 분입니다” 하고 소개한 광야의 소리같은 선지자이다. 예수님께 세례를 주고 공생애를 시작하는 매듭을 묶어준 사람이다. 세례로 첫 발을 내딛게 했고, 이후 광야 40일의 시험이 두 번째 발걸음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걸음이 바로 제자를 부르는 것이었다.
예수님의 제자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복음서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고 말할 것도 많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공생애란 12명의 제자들하고 더불어 사신 삶이다.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길을 걸으며 하신 모든 일이 예수님의 공생애다. 예수님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숨소리까지 느꼈던 제1증인이 바로 제자들이다. 오늘날 우리가 예수님의 행적들, 그분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 것은 모두 제자들이 보고 전해준 이야기 덕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왜 부르셨을까?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마가복음은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잘 정리해서 답해준다. “첫째,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려고. 둘째, 보내사 전도하게 하시려고. 셋째,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시려고(막 3:14-15).” 즉 교제의 목적, 전도의 목적, 능력주심의 목적이다. 흔히 예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목적이 무슨 일을 시키는데 있다고 착각한다. 사명 혹은 사역 제일주의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아니다. 예수님이 제자를 부르신 첫 이유는 같이 살자는 것이다. 함께 있고자 함이다. 내가 너희 안에, 너희가 내 안에 거하는 코이노니아, 곧 더불어 삶이다.
예수님은 어떤 제자들을 부르셨을까? 일단 12명을 불렀는데 성경에 나와 있는 것은 5-6명만 나온다. 나머지 반은 부르시는 이야기를 생략했다. 복음서를 보면,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 형제, 한 동네에 살았던 네 사람을 한 묶음으로 부르신다. 또 한 묶음이 마태다. 세관에서 세리로 근무하던 마태를 불러내신다. 요한복음을 보면, 예수님이 갈릴리 근처에서 벳세다 사람 빌립을 부르시고, 빌립은 다시 동네 친구 나다나엘에게 나사렛 예수를 소개한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란 소리를 듣고 비하하는 소리를 했다가 예수님을 직접 만나고 영혼이 맑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는 너무 좋아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다. 제자들 중 최초의 고백이다.